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소금장수 이야기

추석 이야기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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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웃님들~ 추석 잘 보내셨지요?
연휴가 길었던 만큼 고향을 찾으셨던 분들이 참 많으셨던거 같죠?
고속도로 상황을 보니 '많이들 움직였구나~~~~~' 라는 생각이 들드라구요.
을마나 고생들 하셨을꼬~~~

저도 십여년전엔 고향집 내려 온다고 설렘 반, 답답한 맘 반으로 22시간씩 차 안에 앉어서 왔었던 그때 기억이 떠오르드라구요.
다시는 하고 싶지 않았던...그래도 안 갈순 없고...그 뒤론 서서 가는 한이 있드라도 기차를 타고 댕겼던 기억이 있네요~ ^^
고생들 많이 하셨습니다.

도초에도 고향을 찾으셨던 분들이 참으로 많으셨습니다.
추석 전날엔 농협 배만 하루에 네번씩이나 차를 가득 싣고 도초에 들었왔으니요~
들어왔으면 또 나가야겄죠?
나가는 날엔 아주 장관이었습니다요~
배를 타고 나가려는 차들의 행렬이 끝이 보이질 않았으니 말이지요~
저녁 8시에 막배가 뜨는 날도 있었지요~

소금장수도 22일 새벽 3시 40분에 일어나서 채비를 하였지요.
목포 북항으로 나가니 밤새 먼길 달려온 외지 차들이 줄줄이 늘어서 있드라구요.
햐~~~~라는 생각이 들믄서 뭉클 하드라구요.
부모님 찾아 밤새 달려들 오셨구나~라는 생각에요~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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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참을 달려 도초에 다다르니 멀리서 부터 동이 트기 시작하드라구요.
하늘이 붉어 지면서 바다위의 섬들의 윤곽이 보이드라구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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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바다가 참으로 잔잔해 보이지요.
근데 이날은 너울이 좀 심해서 앉아 있는데 을마나 울렁 거리든지요.
이렇게 보니 너무 멋져 보이네요.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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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국적인 느낌이 물씬 묻어 나는데요~ ^^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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도초에 거의 다다랐을 즈음 무지개가 떳드라구요.
사진의 왼쪽에 살짝 보이는데 사진으론 다 표현 하질 못했네요.
농협 배 갑판위에서 찍은 건데 멋지네요~


그렇게 도초에 도착했지요.
그날 마침 친정 집 벼를 베를 날이었지요.

비가 한두 방울 떨어질 점심즈음 친정 엄니한테 전화가 왔었지요.
코에서 다시 피가 나 목포에 다시 나가셨다구요.
친정 아부지가 점심을 못 드셨겠구나 싶어 부리나케 친정으로 갔드니만 논에 계시드라구요.
벼 벤다고 말씀도 안하시고...
속상했지요.

실은 추석 연휴내내 친정집 농사일을 거들기로 계획을 짜 놓고 동생네들도 모두 도초로 모태기로 했었지요.
친정 아부지도 큰 수술을 하시고, 친정 엄니까지 갑자기 코피를 쏟으셔서 한 3주 정도를 고생을 하시고 수술까지 하신 상태라서,
벼 베기에서 부터 콩메기, 시금치 씨 뿌릴 밭에 퇴비 뿌리기, 경운기로 로타리 치기 등등...
농삿일이 엄청 밀려 있었습니다.
먼저 오는 순서데로 일을 정해서 하기로 하였지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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벼를 추수 한 날 비가 내렸던 관계로 나락을 건조기에 넣었었지요.
다 건조 된 나락을 포대에 담아 쌓고 있는 중입니다.

집 앞에 있는 창고 안인데...
별게별게 다 있네요~ ㅎ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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우리 가족의 밥을 책임지는 낡은 정미기 입니다.
기계가 낡아서 현미를 먹으려면 먼지 속에서 뭘 잡고 있어야 한다고 하시드라구요~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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비가 내려 콩도 창고 안으로 들어와 있었습니다.
잘 말랐으니 까기만 하믄 될터인데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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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렇게 주룩주룩 이틀동안 비만 내렸지요.
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을마나 쉴새 없이 내리든지 계획했던 일 다 못할까봐 걱정 많이 했네요.

시금치 씨 뿌리기 까지의 일들을
이 연휴에 딸과 사위네들이 다 못하믄 부모님 두분이서 고생 하실 것이 뻔한데...
정말 하늘이 원망스럽드라구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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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부지의 오래된 경운기...
그래도 참 많이 신식으로 바뀌었어요.
예전엔 경운기 시동을 걸때...
왼손으로 밸브처럼 생긴것을 옆으로 제끼고...
오른손으로는...음...그걸 뭐라 그러는지 생각이 안나네요...음...아무튼 열심히 돌려서 시동을 켜곤 했었지요.

그게 너무 힘들든데 노령화 되어가는 걸 감안해서 경운기도 키를 돌려서 시동을 걸게 되었드라구요.
어릴적 재밌을거 같아  살짜기 돌려보곤 했었는데...왠만한 힘으론 돌리기 힘들만큼 힘이 들드라구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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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행히도 비가 개어서 시금치를 심을 만한 모든 밭들에 퇴비 뿌리는 작업을 했답니다.
남동생이 참 많은 고생을 했지요.
묵묵히 알아서 척척 다 하드라구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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또 하룻밤 자고 난 다음날 막내 동생네가 와서 자기네 몫을 했지요.
막내 제부가 비료를 뿌리고 있는 중입니다.

그리고 그날 오후에 셋째 동생네가 들어와 유일하게 경운기를 다룰 줄 아는 셋째 제부는 모든 밭을 경운기로 로타리를 쳤지요. ^^
그 사이 딸래미들은 논가 빈땅에 심어놓은 콩을 뽑으러 댕겨왔구요 ^^

이렇게 이번엔 너무도 바쁘게 농삿일 돕느라 사진도 별로 없고,
컴터앞에 앉아 있을 시간도 없었답니다.

몽땅 모태놓으니 숫자가 을마나 많던지...
모자가 제 차지까지 안오드라구요~ ㅎ
그랬드니만 얼굴도, 팔뚝도 시커멓게 타고,
반팔 입고 콩 뽑느라 팔뚝이 여기저기 찢기고,
손은 더 뭉뚝허니 나무토막 처럼 생겨 부렀네요~
꼴이 말이 아니네요~ ㅎ


몸은 좀 고달프긴 했지만서도 너무도 뿌듯하고 즐거운 한때 였답니다.
이런 날을 또 언젠가 훗날에 웃으며 이야기 할 날이 오겠지요~

이웃님들께 추석 인사도 제대로 못 드렸는데...
다들 잘 보내셨지요? ^^*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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