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겨울에 맛난 섬시금치를 해 낸 밭을
친정 엄마께서 직접 경운기로 밭갈이를 하셨습니다.
지난 겨울 예보와 달리 남쪽 지방은 너무 따뜻해서
밭 작물들이 무지하게도 자랐었죠~
엊그제 밭갈이를 한 자리에
이젠 고추를 심을 것입니다.
작년 부터는 고추밭 고랑 사이도 널직하게 심었더니
고추도 훨씬 많이 열리고, 크고, 고추를 딸 때도 좋더라구요.
울 엄니 경운기로 직접 밭 가는 모습을 보니 울컥 합니다.
친정 아부지 생전에
호언장담 하시던 엄니의 말씀이 생각나서요.
'나는 느그 아빠 없으믄 죽어도 기계 같은거 손 대도 안할 것이여...'
'다른 집 여자들은 밭도 갈고, 경운기 끌고도 댕기드라만은, 나는 죽어도 안해...'
근데 현실은 어디 그렇나요~?
농부가 땅을 놀릴 수도 없거니와
육신이 멀쩡한데 논밭을 남에게 내 놓을 수도 없죠.
아부지 돌아가신 이듬해부터
바로 경운기로 밭을 가시더라구요.
지난 해는 경운기 연료통에 구멍이 난 줄도 모르고 ㅎㅎ
밭을 갈다가 경운기가 멈춰버려 난감 해 하셨었는데
올해는 좀 더 여유있는 모습이죠? ㅎㅎ
엄니께서 오래오래 건강하셨으면 좋겠습니다.
엄니는 지금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계시겄네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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