친정 엄니께선 요 며칠사이 애가 타십니다.
하루 한번씩 전화를 하시고,
하루에 서너번씩 문자를 하십니다.
이유인즉,
"메주에 곰팡이가 아조아조 이뿌게 폈어야~~"
"얼릉 와서 사진 찍어가야~~"
"사진 찍으러 안올래?"
"내껏이(엄니 핸드폰) 좋으믄 내껏으로 찍어서 보낼텐디..."
도대체 메주 곰팡이가 얼마나 이쁘게 피었길래...
실은 제 작년부터 된장의 양을 많이 늘리면서
작년 된장을 판매 하고 있기 때문에
올해는 엄니께서 손목 골절도 있으셨고 해서
장을 안 담그기로 하셨는디,
11월 어느 날 다른 일로 전화를 드렸든만,
글쎄...콩을 삶고 계신다는 겁니다.
"장 담근다고 느그 아빠랑 애써 콩 농사지었는디,
아깐 콩 그냥 팔아불기도 그라고 해서,
그냥 담가 불라고 삶은다..."
손목이 많이 수월 해 지시다 보니
저리도 놀지를 못하시고 안달이시네요.
올해는 검정콩 된장을 살짝 많이하고,
메주콩 된장은 좀 덜하셨다네요.
그래서 작년보다는 많이 적은 양이라고
걱정하지 마시라네요.
친정 아버지도 돌아가시고,
남동생도 군대 가고,
아무리 적은 양이래도 힘드실텐디...
하튼 울 엄니는 올해 혼자서 용감(?)하게
메주 만들기를 시작하셨습니다.
그래서 더더 감탄이시나 봅니다.
친정아버지 49제 때
아부지께서 농사지어 놓으신
콩을 자식들이 타작을 했었습니다.
농삿일을 한번도 안해 본
서울 사위도
시골 태생이지만
농삿일을 해 보지 않은 사위도
모두모두 손을 보탰었지요.
바람을 이용해 콩 껍질을 날려 보냅니다.
그나마 셋째 사위가 농기계도 잘 다루고
시골 일을 할 줄 알아서
든든한 역할을 해 주고 있지요.
친정 엄니는 깁스하신 채
한 손으로 저러고 계시네요.
이웃님들께서 드시고 계신 된장, 간장이
이 콩을 잘 삶아서,
메주를 만들어서,
맛나게 담근 된장, 간장이랍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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